선생님 안녕하세요. 창비교육 정현민입니다.
밤사이 폭우가 내렸지만, 더위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않는 여름의 끝자락에서 선생님께 마지막 세상 탐구 뉴스레터를 보내드립니다.(제가 지난 주에 날짜를 착각하여 두 번이 남았다고 오보를 전해 드렸습니다. 날이 너무 덥다보니 8월이 한참 남았다고 생각을 한 모양입니다.)
서울은 새벽에 잠에서 깰 정도로 비가 엄청 내렸는데요, 산사태 경보도 곳곳에 내려진 것 같은데 비 피해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26주 동안 선생님께 메일을 보내드렸습니다. 대부분 쓸데없는 이야기들이었는데, 귀찮아하지 않고 매번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주부터는 '교실 옆 산책자'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뉴스레터를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아래 버튼을 눌러 구독 신청을 하실 수 있습니다.
막상 마지막이라고 하니 무슨 이야기로 끝을 맺어야 할지 막막하네요. 특별히 많은 공을 들여서 메일 쓰던 것은 아니었지만, 무언가를 끝낸다는 것은 늘 이런 기분인 것 같습니다. 끝이라는 기분도 잘 안 들고요.
그래서 하던대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드리는 것으로 마지막 인사를 대신할까 합니다.
초등생 딸을 키우다보니 자연스레 아이돌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지난 주부터 아이브 컴백한다는 이야기를 매일 들었는데요, 컴백 기념으로 판매하는 도넛 예약 주문도 했습니다. 다행히 아직은 콘서트 예매까지는 안 하고 있는데 머지 않아 업무 시간에 광클릭을 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야당 전당대회에서 '케데헌'을 아느냐는 질문도 나왔다는데, 아이가 아니었으면 저도 당연히 모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어제 드디어 아이브가 4집 IVE SECRET으로 컴백을 했고, 타이틀곡 XOXZ도 들어보았습니다.(정확히는 아이가 옆에서 음악을 틀었죠) 아이에게 노래 제목의 뜻을 물으니 XOXO + ZZZ라고 하는데, 암호 같은 제목이라 검색해 보고 나서야 무슨 뜻인지 알았습니다. 덕질도 제대로 하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아이돌을 보며 제가 이해하지 못 하는 게 몇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그룹 내에 왜 메인 보컬을 2명 이상 두는가인데요, 예전에는 메인 보컬, 리드 보컬 식으로 차등을 두었는데, 요즘은 메인 보컬도 2명, 메인 래퍼도 2명 이런 식이더라구요. 평등을 지향하기 때문인 것인지, 아니면 실력이 워낙 출중하여 우열을 가리기 힘들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그렇습니다.
두 번째는 앨범을 CD로 만드는 것인데요, 요즘은 CD플레이어로 음악을 듣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꼬박꼬박 CD로 음반을 내고 있습니다. 팬 입장에서는 CD가 목적이 아니라 거기에 들어있는 포토카드가 목적인데요, 포토카드도 동일하게 들어 있지 않습니다. 예약판매용에 추가로 들어가는 포토카드가 있고, 동일한 앨범이어도 들어가는 포토카드가 달라서 뽑기하듯이 앨범을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세 번째는 싱글 앨범이라는 용어인데요, 한 곡만 수록된 앨범이라는 개념도 잘 이해가 안 가지만 이렇게 몇 달 간격으로 싱글 앨범을 내면서 매번 컴백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더더욱 이해가 안 갔습니다. 최소 1년 정도는 활동을 안 하다가 나오는 게 컴백 아닌가라는 고정관념이 있다보니...
아이브는 올해 1월에 3집 선공개 싱글(REVEL HEART)을 발매했고, 2월에 3집(IVE EMPATHY), 3월에 일본 3집 선공개 싱글(DARE ME), 7월에 일본 3집(Be Alright)을 발매됐다고 하는데요, 이 정도면 1년 내내 활동한 게 아닌가 싶네요.
한국에 아이돌이 생긴지 30년이 넘었으니 문화와 전략도 바뀌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저는 여전히 제가 10대이던 시절의 잣대로 현재의 아이돌을 평가하고 살아온 것 같습니다. 세상에 저 같은 사람이 많았다면 K팝이 지금과 같은 인기를 누리지 못 했을텐데 그러지 않아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ㅎㅎ
선생님, 6개월 동안 보내드렸던 뉴스레터는 이렇게 마무리하겠습니다.
그 동안 감사했다는 인사 다시 한 번 올립니다.
금방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올텐데요, 올해 마무리 잘 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지난 주 말씀 드린 것처럼 9월부터는 새로운 뉴스레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제가 드리는 메일을 계속 받아보고 싶으시다 아래 버튼을 눌러 신청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