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안녕하세요. 창비교육 정현민입니다.
지난 주말 저는 아이와 캠핑을 다녀왔습니다. 아이가 캠핑을 좋아해서 종종 가는데요, 이번 주에는 정말 모든 것이 완벽한 캠핑을 다녀왔습니다.
우선 날씨가 좋았습니다. 비가 계속 내려서 공기가 매우 깨끗했고, 토요일에는 비가 개었기 때문에 바닥이 말라 있었습니다. 오후 늦게 다시 비가 오기는 했지만 텐트 설치를 끝낸 다음이라 안락한 텐트 안에서 비 오는 소리를 안주 삼아 소주 한 잔 마시는 여유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기온이 많이 오르지 않아서인지 날벌레는 조금 있었지만 모기가 없었습니다. 불어난 계곡에서는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와 개구리 소리가 쉬지 않고 들려왔고, 숲에서는 소쩍새의 합창이 이어졌습니다.(잠 들기 전에는 좋았는데, 새벽까지 이어져서 잠을 좀 설치기는 했습니다.)
밤 늦게까지 음주가무를 즐기시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이번 캠핑에서는 그런 분들이 없어서 오로지 자연의 소리에만 귀 기울일 수 있었습니다.
일요일 아침에는 고양이도 깜짝 방문을 하기도 했구요. (그런데 먹을 게 없어서 아무 것도 주지 못 했네요.)
이렇게 적고 보니 꿈 같은 주말을 보낸 것 같은데요, 사실 방금 전까지도 이런 생각을 하지는 못 했습니다.
순간순간 어떤 기분이었는지 생각해 보면,
'비가 그쳐서 다행이다. 내일 아침까지 텐트가 마르겠지?'
'빗소리 듣기 좋네', '개구리 엄청 많네', '소쩍새가 어떻게 생겼더라?'
'오늘은 웬일로 떠드는 사람이 없네'
대략 이런 식으로 별다른 감흥 없는 순간을 보낸 거 같습니다.
지나고나서 생각해보니 매순간 좋은 경험이었고,
글로 남기려고 하니 당시에 못 느꼈던 감흥을 새롭게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일기를 쓰게 했나 봅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열심히 쓸 걸 그랬습니다.
오늘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보내드렸습니다.
다음 주에 새로운 이야기로 또 인사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