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어떤 청소년이었나요? 그리고 지금, 그때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 날마다 주어진 일들을 해내느라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미래를 향해 달려가느라 과거의 다짐은 쉽게 희미해집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지요. 내 안에는 여전히 변하지 않은 무언가가 남아 있다는 것을요. 어쩌면 그건 우리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십 대일지도 몰라요. 여기 『다가올 시간에 윙크 윙크』는 그때의 우리를 '지금 여기'로 불러오는 시집이에요. 심보선, 이제니, 안희연, 고선경 등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스무 명의 시인이 ‘청소년’을 주제로 쓴 시를 엮은 앤솔러지이지요.
이 시집에서 시인들은 자신의 청소년 시절을 돌아보기도 하고, 청소년이라는 시간을 새롭게 탐험해 봅니다. 저마다 다른 기억과 경험을 지닌 만큼 시의 결도 다채롭습니다. 만남과 이별, 방황과 탐색, 불안과 기대를 담은 시를 따라가다 보면 웃음이 피식 나기도 하고, 마음이 뭉클해지기도 합니다. 찬란과 혼란의 시절을 보내 본 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며 읽을 수 있지요. 더위에 몸과 마음이 지치는 요즘이지만, 시집을 통해 따뜻한 위로와 경쾌한 용기를 얻으시길 바라며 도서 소개를 마칩니다.
『다가올 시간에 윙크 윙크』는 20명의 시인이 시인마다 서로 다른 청소년기를 지나왔기에 시에도 다양한 이야기가 깃들어 있습니다. 하나씩 골라 읽다 보면 유독 마음이 일렁이는 시를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또 시작 노트라는 시인의 짧은 수필도 담았는데요, 시를 쓰며 생각한 것들을 엿볼 수 있어 시인과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고민 끝에 고른 세 편의 시를 짧게 소개드려요.✨
"나는 알지
그건 점 아니고
안으로 안으로만 열리는
작은 창문
내가 내가 되려고
뒤척인 시간
지나간 시간이
다가올 시간에 전하는
윙크 윙크"
- 안희연,「콕콕」부분
"학창 시절의 저를 떠올리면 하염없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중략) 내가 나인 것을 이해하기 위해 어쩌면 평생이 필요할지도 몰라요. 저도 계속 걷고 있어요. 당신의 걸음걸음에도 이 시들이 징검다리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네요."
- 안희연, '시작 노트' 부분
"나는 살던 곳에서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새소리를 듣고깬다. 방학 때는 너에게 편지를 쓰다 말곤 했어. 너에게 지난번 부쳤던 건 온통 농담투성이였지만.
이번엔 어쩐지 전하지 못할 젖은 깃털만을 모아 둔 기분이야.
계속 자라는 일은 여기서 저기로 움직이는 것만을 뜻하는 건 아닐 텐데. 너는 훌쩍 더 자라 버렸을 것 같아. 나도 내가 모르는 나로 훌쩍 자라고 있는 걸까. 그런 일이 좀 두려워. "
- 윤은성,「농담과 깃털과 수풀과」부분
"이번 시들에는 외로운 학생이던 나의 모습들을, 그리고 그런 내가 좋아했던 작고 따뜻한 순간들을 더듬더듬 찾아 적어보았습니다. 어쩐지 쓰기 어려웠지만 솔직해지려 노력해 보았습니다. 아름다운 시간이 분명 많았습니다."
- 윤은성, '시작 노트' 부분
"모든 숨은 새로운 숨이다
속을 비우고 들이마시기만 하면
빈 항아리가 되어 열려 있기만 하면
모든 숨은 별이 환히 밝혀진 어떤 장소다
숨구멍이 트일 때마다 그곳으로 외출하는 기분
돌파구를 찾기보다는
스스로 돌파구가 되어 가만히 길게
누워 있어 본다
그 구멍으로 숨이 지나가면
한번 가볍게 쓰다듬어 주고
다시 누워 큰 배를 출항시킨다"
- 황유원,「크게 숨 한번」부분
"가장 답답했던 시절에 남몰래 시를 쓰기 시작했다. 시는 답답함에서 태어났고, 지금도 내 속에는 그때 그 답답해하던 소년이 들어앉아 있다. (중략) 답답함에서 나만의 무언가가 탄생할 때까지, 부디 포기하지 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