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안녕하세요. 창비교육 정현민입니다.
어제 오후 서울에는 미친듯이 비가 쏟아졌습니다.
저는 일기 예보 앱을 수시로 확인하는 편인데요,
출근 전 확인했을 때 오후에 잠깐 비가 온다고 나왔지만 퇴근 시각 무렵에는 비 예보가 없어서,
스치듯 지나가는 비구름이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우산도 챙기지 않고 집을 나섰습니다.
월요일은 이런저런 회의가 많은 날이라 보통은 내근을 하는데요,
어제도 점심 시간을 제외하고는 쭉 사무실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다 화장실에 갔는데, 창문 너머로 강렬한 빗소리가 들리더군요. 화장실 창이라 무척 작은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크게 소리가 들릴 정도면 폭우가 쏟아지는 거라 밖을 내다보았는데 정말 엄청 퍼붓고 있더라구요.
그 순간 머릿속으로는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에 어떻게 가지?'라는 걱정.
일요일에 당근과 감자에 물을 많이 안 주고 왔는데, 오늘 비가 와서 다행이라는 안도감.
사실 안도감보다는 걱정이 더 컸습니다. 회사에서 역까지 그리 멀지 않아 웬만한 비는 맞고 뛰어갈 수 있지만, 이 비는 도저히 그냥 맞을 수가 없는 비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의 걱정은 그야말로 기우였습니다.
퇴근 시간이 되니 비는 그쳤고, 밖으로 나가보니 비가 언제 왔냐는 듯이 도로에는 물 한 방울 보이지 않았습니다.
짧고 굵게 퍼붓고는 순식간에 증발해버린 빗물들....
퇴근 후 집에서 가족과 비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내는 비가 온 줄도 몰랐고 아이는 하교 시간에 걸려서 우산을 썼는데요 옷과 신발이 홀딱 젖었다고 합니다.
뉴스를 보니 부산에서는 시민 한 분이 맨홀에 빠졌다가 인근 상인의 도움으로 무사히 구출되는 일도 있었고, 서울에서는 축대가 무너져 주민들이 대피하는 일이 있었다고 하네요. 인명 피해는 없는 것 같아 다행이지만, 벌써부터 올 여름이 걱정되고 있습니다.
한여름 소나기가 아닌 열대성 스콜이 찾아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지만 어제의 날씨를 보니 우리나라 기후가 급격히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학생들은 기후 위기에 대해 기성 세대보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선생님이 가르치는 학생들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제 아이의 경우에는 환경 관련 동화도 몇 권 읽었고, 학교에서도 관련 수업도 하기 때문인지 환경 문제에 관심은 있는데요, 실천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아이돌 포토카드를 모으는 취미가 있는데, 다이소에서 플라스틱 케이스와 포장용 비닐들을 사고 있거든요. 하나씩 살 때마다 저는 그거 다 북극곰한테 안 좋은 거야라는 잔소리를 하지만 아빠 말은 원래 잘 안 듣는지라...
주말부터 장마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초반부터 호우경보급 큰 비가 온다고 하는데요, 이번 장마 기간 동안 선생님과 주변은 물론 전국적으로 큰 피해가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는 다음 주 화요일에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