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안녕하세요. 창비교육 정현민입니다.
지난 주엔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 때문에 밖에 나갈 엄두를 못 냈는데, 어제와 오늘은 좀 나아진 것 같습니다. 열대야도 좀 누그러진 것 같구요. 더위가 조금은 천천히 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지난 주 오랜만에 포항에 계시는 한 선생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부탁드릴 일이 있었거든요.
텔레파시가 통한 것인지 안 그래도 저한테 연락하려던 참이었다며 방학 때 학생들과 함께 코엑스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이 선생님이 참여한다는 전시회는 2025 유스프러너 데모데이라는 행사인데요, 아산나눔재단이 주최하는 행사입니다. 아산나눔재단은 기업가정신을 우리 사회에 전파하기 위해 여러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요, 교사 연수를 진행하고 학교에서 관련 주제로 수업하는 것을 지원하기도 합니다.
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진행한 창업 수업의 결과를 이번 데모데이에서 발표한다며 저에게도 시간이 되면 와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으시면 당연히 사회 시간에 진행된 수업이라고 생각하셨을 것 같은데요,
사실 이 선생님은 국어 선생님입니다.
국어와 창업... 언뜻 안 어울릴 것 같지만, 제가 들었던 이야기는 무척이나 흥미로웠습니다.
국어 교과서에 실린 제재를 읽고 거기에서 창업 아이템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어서 실제 상품까지 만들어 보는 수업을 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나희덕 시인의 <뿌리에게>를 읽고, 우리 사회 또는 고객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해 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상품을 기획하는 식으로 수업과 활동이 진행되었습니다.
<뿌리에게>를 제재로 선택한 학생들은 보이지 않는 희생과 헌신을 한 사람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뿌리의 모습이 잘 드러나는 무드등을 기획하였다고 하네요.
상품 기획의 현실화 가능성과는 별개로 이런 수업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제게는 신선했습니다. 제 고정관념 속 국어 시간은 작품을 읽고 그 옆에 선생님의 해설을 열심히 필기한 다음, 달달달 암기하는 시간이었거든요.
직장 생활도 결국은 다른 사람이 쓴 문서를 읽고 아이디어를 문서로 만들어 다른 이에게 읽히는 것이기에 사회 생활에도 도움이 되는 수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데모데이는 7월 22일에 코엑스에서 열린다고 하는데, 다양한 학교에서 진행된 수업 결과가 부스 형식으로 전시가 된다고 합니다. 선생님도 시간되시면 한 번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관람료는 무료인데 사전 신청은 필요하다고 합니다.
학생들의 작품이 궁금ㅎ해서 저는 그날 가보려고 하는데요, 선생님과 함께 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